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발명된 카메라, 이를 통해 얻어낸 결과물인 사진. 이것을 예술작품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대다수의 사람들은 사진술이 필름의 시대에서 디지털의 시대로 옮겨가고 있으며, 사진적 도구들은 디지털 기술로 대체될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하지만 도구의 불투명성을 조형방법의 특수성을 가능하게 하는 근거로 생각을 하면 전통적 방식의 사진술은 디지털 기술이 결코 대체할 수 없는 예술적 표현의 방법과 경험의 영역을 갖고 있다. 물론 상업적인 목적의 이미지 제작이나 산업 현장에서의 인쇄 도구들은 디지털 기술에 의해 대체되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실용적 목적을 위한 도구 사용의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사진이 등장한 이후부터 사람들은 더 이상 회화적 방법을 모사의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았으며, 판화 기술을 사용한 복사와 배포를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사진이 갖고 있는 모사·복제 기능이 이전 방법들보다 뛰어났기 때문이다. 회화나 판화가 사진에게 자리를 내어주었듯이, 이제는 사진이 디지털에게 모사·복제 기능의 영역을 내어줄 차례이다. 하지만 사진의 발명 이후에도 여전히 회화와 판화가 예술적 표현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처럼, 사진 또한 디지털 기술이 등장한 이후에도 충분히 예술적 목적을 위해 사용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전통적 방식의 사진이 유지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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